그 후로, 우리의 정신없는 나날은 계속됐고
스토리 상세
진심을 다해 써 내려간 시간의 두루마리를 음미해 봅니다.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와 공명하는 선율에 이끌려, 무대와 일상이 맞닿은 귀한 추억을 가슴에 품어보세요.

그렇게 여름이 왔지
이쪽 기타 악구가 무조건 낫다니까! 라이브 때 분위기도 훨씬 산다고!
분위기 띄우는 건 내 알 바 아니야. 난 곡의 예술성이 훨씬 중요하거든
아 진짜,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냐~!
그건 내가 할 소리거든. 마침 잘됐네, 그걸로 결판내자
오, 좋지~~ 그럴 때만 의견이 잘 맞는다니까
나츠메, 나랑 세션 한판 붙자!
저기~ 두 분, 결국 세션 시작하셨는데...... 안 말려도 괜찮은 건가요?
아~ 응. 괜찮아. 저러고 나면 일단 결론은 나니까
맞아 맞아, 이젠 다 적응했지 뭐~ 이게 우리만의 방식이랄까
앗싸! 이겼다!! 이 카나타 님은 무적이라고~~!!
안 졌거든! 아직 끝난 거 아니라고!
호오~ 그럼 「세션 한 번만 더 부탁드립니다」라고 해 보시지???
............
아~ 카나타 팬이라고 했었지...... 혹시 환상 깨졌어?
아뇨......
승부욕 넘치는 카나타 씨도, 진짜 너무 멋진 것 같아요♡
......아하하 ......아하
가을이 지나, 겨울이 찾아오고
............
어쩔 거야...... 벌써 아침이 아니라 점심인데!?
누가 합숙 연습 하자고 그랬어! 결국 밤새 수다 떨고 게임만 하다가 끝났잖아!
아니...... 나츠메 선배도 완전 재밌게 즐기셨잖아요......
윽......
마호로 씨, 일어나세요
으~~~음...... 한 그릇 더......
참, 뻔하네
마호로! 언제까지 잘 거야!
헤엑!?
하. 역시 잠투정이 심하네
......푸흡. 아하하하!
? 왜 그러세요, 카나타 씨
아니...... 그냥 바보같이 행복하다 싶어서. 덕분에, 좋은 게 생각났어
뭐가? 아! 신곡 악구!?
아니, 밴드 이름
밴드 이름이요......? 「아쿠아 래피즈」 아니었어요?
그건 그냥 임시로 지은 거잖아. 번듯한 이름 하나 있었으면 해서 계속 고민했거든
그래서...... 방금,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으음...... 미안...... 지금 무슨 얘기 하고 있어......?
카나타가 밴드 정식 이름을 생각해 냈대
어, 완전 끝내주는 이름 말이야
millsage
......그래서, 그 번듯한 이름은 무슨 뜻인데?
어, 그건 말이지......
웃고 떠들고, 공연도 원 없이 하면서. 특별하면서도 더없이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냈지
계절은 돌고 돌아. 정신 차려보니 우리는 고등학생이 됐고. 결성한 지 1년하고 조금 지나 있었어
시오미 호타루 짱?
응. 얼마 전에 알게 된 친구인데~ 피아노를 진짜 기가 막히게 치거든
카나타 씨가 그렇게까지 칭찬할 정도면, 진짜 대단한 사람인가 보네요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네요...... 앗, 그래도 제 마음속 1순위는 카나타 씨예요♡
글쎄~ 어떠려나. 어쩌면 그 녀석, 나보다 잘 칠지도
......지도?
응.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항상 뭔가 눈치를 보면서 치더라고
괴로워 보인다...... 고 해야 하나
제대로 치면 완전 장난 아닐 텐데
글쎄. 의외로 그게 진짜 실력일 수도 있잖아?
아~니, 난 딱 보면 알지. 호타루 걘 진짜 끝내주는 음악을 할 녀석이야
무엇보다, 내 제자니까
그리고, 작년 9월
미아~안! 옷 갈아입느라 시간이 좀 걸려서......
아 늦었잖아 마호로! 이것 봐, 체육관 꽉 찼어
! 와...... 이, 이거! 전교생 다 모인 거 아냐!?
흥, 드디어 우리 실력이 소문 좀 났나 보네
축제 무대 엔딩이라니...... 이거 참
작년이랑 천지 차이네. 중등부 때 축제는, 진짜 최악이었는데
관객이 셀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13명이었어
하하, 나츠메 뒤끝 기네~ 예민한 나도, 그땐 꽤 상처받았다고......
하지만! 그랬는데 1년 만에 이렇게 꽉 찼잖아! 게다가 의상까지 완벽하니까 기분 진짜 최고야!
맞아!
후후. 마호로 씨 의상도 사이즈는 괜찮아 보이네요
......! 이거 진짜 대박이다, 멋있어! 뭔가...... 진짜 밴드 같아!
아하하. 우리 원래도 밴드였잖아?
그, 그렇긴 한데! 그런 게 아니라!
어, 그러니까 뭐랄까...... 맞아!
나 지금! 내 인생이 새로 시작될 것만 같은 기분이야!
......!
하하, 좋잖아. 지금부터 무대에서 내려올 때까지는, 우리 다섯 명이 주인공이야

갓난아기 뺨치게 우렁찬 소리, 한 번 질러보자고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말이야!
......응!
다들! 와줘서 고마워! 축제 즐기고 있어? 당연히 신나게 즐기고 있겠지!
내 최고의 밴드 멤버들을 소개할게!
기타, 이자와 나츠메
또 한 명의 기타, 코토히라 나기!
베이스, 하마사키 마호로
드럼, 이즈미 호우카
그리고 마지막으로! 키보드 겸 보컬, 사와미 카나타!
이렇게 다섯 명이 모인, millsage! 슬슬 음악 한번 시작해 볼까!
......잊지 못할 밤으로 만들자고!
그게, 우리 다섯이 함께한 마지막 공연이었어
그리고, 고작 몇 주 뒤
어느 맑은 가을날에
카나타는, 조용히, 숨을 거뒀어
............
어째서...... 왜 갑자기......!
우리, 이제 막......! 이제부터 시작이었잖아......!
책임...... 지라고......!!
............
맞아요
저, 진짜 화났어요. 그렇게 푹 빠지게 만들어놓고, 혼자 가버리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요
하지만, 하지만
너무...... 슬퍼요
......있지, 카나타
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거, 숨겼어
밴드 시작할 때부터 이미 알았다니...... 그런 게 어딨어......!
미리 말해줬으면 우리가 더...... 잘해줄 수 있었잖아......!
넌 진짜 바보야, 진짜......!
......어떡하지
......나
어떻게 해야......
그게, 반년 전 일이야
......그 후로,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어. millsage를 어떻게 할지 말이야
카나타가 없으면, 더 이상 millsage의 음악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밴드는 계속하고 싶다고, 내가 애들한테 부탁했어
......그렇게 된, 거군요
......아직, 마음이 많이 복잡해요
그래도, 오늘 여기 오지 않았다면, 전...... 모든 걸, 계속 모른 채로 지냈을 거예요
그러니...... 이렇게 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와줘서 우리가 더 고마워
......다 끝나기 전에, 얘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네?
............
millsage, 해체하기로 했어
네......!?
카나타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나츠메 선배라고...... 리드 기타 치는 선배가 밴드에 안 나오기 시작했어
「카나타 없으면 할 의미 없다」, 「기타 치기 싫다」...... 라면서
저희 연락도 다 피하시고요
......그 선배도 너무 괴로워서 그랬을 거야. 나도...... 우리도 똑같이 괴로우니까
그런 선배를 억지로 붙잡아 둘 순 없잖아
............
그래서 일단, 남은 3명이라도 뭐든 해보려고 했는데......
역시 원래 다섯 명이 꽉 채우던 음악을 세 명이 소화하는 건 너무 벅차더라고요
특히, 마호로 씨 부담이 너무 커져 버려서요
............
이런 식으로 무리해서 계속하는 게 맞는 건지, 저희 셋이서 얘기해 봤거든요
밴드는...... 살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살리고 싶지
근데 밴드 살리겠다고 마호로를 희생시키는 건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아서
맞아요. 솔직히 관객분들 평가도, 다섯 명일 때랑 비교하면 예전 같지 않고요
추억을 예쁜 모습 그대로 남겨두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해체......
응...... 그렇게 됐어
말도 안 돼......
카나타 씨는, millsage가 보물이라고 했단 말이에요......!
............
......
(안 돼)
(나 따위가 나설 자리가 아니야)
(이 밴드에 대해서도, 이 사람들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죄송해요...... 제가 주제넘게......
아니야. 고마워, 호타루 짱
우리 마지막 공연, 괜찮으면 보러 와줄래?
아, 아직 언제 할지 날짜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네
호타루 짱, 카나타를 위해서...... 같이 울어줘서 정말 고마워
(......근데)
(정말로...... 이대로 괜찮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