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타루 씨
스토리 상세
진심을 다해 써 내려간 시간의 두루마리를 음미해 봅니다.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와 공명하는 선율에 이끌려, 무대와 일상이 맞닿은 귀한 추억을 가슴에 품어보세요.

꽃을 꾸미기 위한 데코 · EPISODE 18
아무것도 없어도
나도, 내가 주인공이라고 믿고 싶단 말이야!!
ADV 10077 · 재생 시간 18:15
해금 조건
- 플레이어 랭크 18
- millsage 밴드 랭크 4
클리어 보상
(근처 역까지 오면 혹시나 했는데)
(역시 안 나와 주시네요)
(어젯밤에 보낸 연락도 답장이 없고)
(이거......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나 보네요)
하아...... 이걸로 끝이려나요
(이번에도...... 죽지 못했네)
호우카 짱 진짜 대단하다!
역시 호우카 짱이야!
이즈미 학생한테 맡기면 든든하다니까!
헤헤헤, 아니에요. 다들 도와준 덕분인걸요
......예전의 저는 한없이 오만했습니다
그냥 남들보다 눈치 좀 빠르고, 사람들하고 잘 어울렸던 것뿐인데
단지 그 이유만으로 운 좋게 사람들 사이의 중심에 서게 된 저는, 점차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내 어떤 면을 높이 사는 걸까?」 하고요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도, 피나는 노력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런 제가 어째서 「사람 들 한가운데」에?
......그 후 동급생의 권유로 밴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의문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습니다
저 보컬 말이야, 노래 엄청 잘한다~!
이즈미 씨! 저, 완전 팬 됐어요!
온 세상이 제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죠
전 분명 여기 있는데, 아무도 절 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그녀를 만났습니다
안녕, 반가워! 어~ 뭐였더라? 아, 맞다, 밴드 이름, 밴드 이름!
아~ 위 아...... 아쿠아 래피즈!
......♪
......♡
진짜다. 그렇게 확신했습니다
그녀 곁에 있으면 전 평범한 엑스트라로 남을 수 있다고
모두가 만들어 낸 저를 그 빛으로 태워 없앨 수 있을 거라고......!
분명 그래야 했는데
(역시 난 평생...... 이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끝나버리는구나)
......찾았다
! ......어머
나츠메 씨 아니세요♪
......어제 그 난리를 쳐놓고도. 참 잘도 태연하게 서 있네
섭섭하네요. 호타루 씨한테 사과하고 싶어서 이렇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잖아요
진짜,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도통 모르겠어, 너는...... 뭐 됐어
하나만 물을 테니 대답해
?
너, millsage 계속할 마음은 있어?
......네, 물론이죠
그래. 그럼 당장 가자
? 어디로요?
데리러 가는 거야. 호타루를
......어, 그게
흥, 너도 그런 표정 지을 줄 아네! 참 귀한 구경이야
물론 네가 어제 무대에서 엄청난 짓을 저지른 건 사실이야. 멤버들한테 원망받아도 쌀 수준으로 말이지
하지만 말이야, 난 어찌 되든 상관없어. 내가 지켜야 하는 건 카나타랑 같이 만든 음악뿐이니까
그 음악이 사라지지 않는 한은 뒤에서 너희끼리 지지고 볶든 치고받든 내 알 바 아니거든
(그저 남한테 인정받는 데만 목숨 거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보통내기가 아니었네요)
......? 아까 호타루 씨를 데리러 간다고 하셨는데......
마호로 씨랑 나기 씨는 데리러 가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어? 아
그쪽은 이미 진작에 사람 보내 놨어
............
......나기 짱
! 마호로......!
......혹시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응. 다짜고짜 집에 찾아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문자 계속 다 무시했는데도?
......하지만 언젠가는 읽을 거잖아
......그게 뭐야
......마호로, 미안해
나...... 마호로한테 상처를 줬어
......나, 진짜 최악이지
......맞아
......
하지만...... 나도 최악인걸
어......?
호우카 짱한테는 그렇게까지 화나진 않았어
그야 뭐, 놀라긴 엄청 놀랐지만...... 내가 워낙 못 미더웠을 테니, 그럴 만도 하다 싶어
......그런 거 아니야......!
......
보컬도, 베이스도, 작사도...... 나도 할 수 있다고, 당연히 가능할 거라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멋대로 착각해서 나기 짱 충고도 무시하고 무리하다가 헛돌고
그 결과, 공연에서 나 혼자 멋대로 무너져버리고......
나 진짜, 너무 한심하지
......아니, 마호로는 열심히 했잖아
......그런 게 아니야
모두를 어떻게든 붙잡아 두려고 했고, 보컬도, 작사도 포기하지 않고......
그러니까! 내 말은 그게 아니라고!
......!?
나도 안다고...... 나한테는 재능이나 카리스마 같은 거, 하나도 없다는 거! 하지만......!
......마호로......
아......!!! 진짜 너무 분해......!!!
!?
호타루 짱한테 완전히 졌어! 걘 중학생이고, 난 고등학생인데!!
다~들 나 말고 호타루 짱을 선택했어!!
진 것도 분하고, 인정받지 못한 것도 분하지만!
어제...... 호타루 짱 노래를 듣는 순간, 이젠 괜찮겠다 하면서! 오히려 안도해 버렸단 말이야!
스스로 패배를 인정해 버린 게 무엇보다 분해!!
......마호로
아... 진짜! 왜 나한테만 재능이 없는 건데!
동경하면 좀 어때! 꿈꾸면 좀 어때! 나도 내가 주인공이라고 믿고 싶단 말이야!!
반짝반짝 빛나면서 모두를 끌어당기는...... 그런 존재처럼......! 나도......!
나도............ 카나타처럼......
......카나타는 특별하잖아. 무적의 히어로였는걸
............
그럼 왜......?
무적이었는데, 누구보다 주인공에 가까웠는데. 왜 죽어야만 했던 거야......?
응? 왜!? 왜 카나타가 죽어야만 했던 거냐고!
............몰라......
모른다고......! 그런 거
왜 우리를 두고 간 거냐고......!! 왜냐고! 왜!!
모른다니까!!
......
나도 전부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몇 번이고 생각했어......!
「전부 거짓말이야」라면서, 저기 어디선가 불쑥 카나타가 나타나 줬으면 하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왜...... 왜냐고. 앞으로 함께할 날들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아직 고2, 고3 축제도 남아 있고, 수학여행도 있는데!
진로 정하고 수능 보고! 다 같이 같은 대학 가서 밴드하고!
그런 미래가 있었을 텐데......!
......그러게
정말 그러네

진짜 뭐야, 이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억울하고 짜증 나......!
보고 싶어, 카나타......
바보 같다고...... 웃어 보라고......!
으으윽...... 흐윽
으아아아앙......!
흑...... 끅......
나기 짱, 휴지 좀
......이제 없어
......뭐야, 진짜
흑...... 아아~~ 이렇게 펑펑 운 거 오랜만이다
......그러게. 이렇게 난리 치는 마호로, 오랜만인 것 같네
뭐? 난리 친다니 너무한 거 아냐......?
아니, 그게. 어릴 때는 카나타랑 마호로가 맨날 말다툼하고 둘이 같이 울고 그랬잖아
근데 밴드 시작하고 나서는, 뭔가 부딪혀도 나름대로 어른스럽게 굴었달까
그야...... 언제까지나 애일 수는 없으니까
응...... 그래서
속마음은 말 못 하게 되는구나 싶어서
나츠메 선배도, 호우카도. 계속 같이 있었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은 없을지도 몰라
......그럴지도
......마호로. 카나타가 죽고 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안 울었잖아
장례식 때도
......!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운 게 있다면 말해 줘
더 이상 마호로 혼자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
............
나 말이야. 카나타의 꿈을 망쳐 버렸어
혜성 라이징. 10대 한정으로 열리는 밴드 선발전 말이야
후야제 때, 거기에 나가자고 하더라고
근데 난...... 그런 나중 일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
지금 이대로가 너무 좋아서...... 뭔가 변하는 게 무서웠어. 그래서 지금 말고, 나중에 하자고 밀어내 버렸어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카나타한테
......
내가 그런 말만 안 했어도 카나타가 죽기 전에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
그게 아니더라도, 그때 내가 같이 나가자고 제대로 대답만 했었어도
그랬다면 카나타 마음도 조금은......
그렇게 생각하니까...... 내가 어떻게든 이뤄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렇게 무리했던 거야?
응...... 근데 역시 내가 카나타를 대신하는 건 무리였나 봐
어제 공연에서 아주 뼈저리게 느꼈어
............
나 진짜 이기적이지. 내 죄책감 덜자고 애들까지 다 끌어들이고
......글쎄
카나타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카나타밖에 모르는 거잖아
......그렇지
하아...... 나, 앞으로 어떡하지?
재능 없다는 것만 뼈저리게 느끼고, 속죄도 제대로 못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
......그냥. 밴드, 그만둬도 되지 않아?
......어?
전에도 말했잖아. 네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 더는 보고 싶지 않아. ......그냥 그 길을 선택해도 괜찮아
............그렇구나
......네 말이 맞아......
응...... 한 번은 그러자고 얘기가 나왔었으니까. ......카나타에 대한 마음도
......어른들이 그랬잖아. 장례식에서.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라고
......「슬픔도 시간이 치유해 줄 거다」라고......
............
......싫어
아~ 진짜, 몇 번이고 계속 이런 마음이 드네...... 그래도 싫은걸
......역시 끝내고 싶지 않아. 카나타에 대한 마음도...... 내 이야기도
카나타를 대신할 수도 없고, 호타루 짱 같은 재능도 없어. 주인공 같은 걸로 뽑힐 리도 없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그저 텅 빈 인간이지
다 알아. 뼈저리게 느꼈어.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끝이잖아
아파도 포기하면 안 돼
나한테 아무것도 없다는 걸, 끝내는 이유로 삼고 싶지 않아......!
......아. 진짜 고집불통이네
그럼 그렇게 해
......어?
그렇게 하라고. 부딪히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잖아
......나기 짱
뭐, 모를 일이지만
지금 밴드 상황도 이렇고, 우리가 다시 뭉칠 수 있을지 어떨지 전혀 모르잖아
......그러게
......춥다
바닷바람, 너무 차갑네
내 말이. 뼛속까지 파고드네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