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다 씻었어
스토리 상세
진심을 다해 써 내려간 시간의 두루마리를 음미해 봅니다.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와 공명하는 선율에 이끌려, 무대와 일상이 맞닿은 귀한 추억을 가슴에 품어보세요.

씻고 나오니까 개운해?
응. 혼자 준비해서 씻는 것도 이젠 제법 익숙해졌어
시즈쿠는 진짜 대단해~ 뭐든 금방금방 잘하네
다들 가르쳐준 덕분이지
에이, 뭘
그럼 머리 말릴까. 시즈쿠, 내 앞에 앉아~
......응
자~ 말립니다~ 드라이기 스위치, 온!
......라이카,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시즈쿠 머릿결, 예쁘다~
라이카?
똑같은 샴푸 쓰는데, 시즈쿠 머리가 왠지 더 찰랑찰랑해!
......안 들리는구나. 후우......
......라이카,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으응? 왜?
왜 매일 머리를 말려주는 거야?
어? 왜냐니......
......듣고 보니, 왜 그럴까?
하던 일 멈추게 해서 미안해. 문득 궁금해져서
내가 처음 해보는 일이 생기면 라이카가 항상 방법을 알려주잖아
근데, 드라이기 쓰는 법은 알려준 적이 없네. 항상 라이카가 말려주니까
음~ 딱히 이유가 있다기보단 그냥 나도 모르게 계속 해주게 되더라고......
나도 모르게 어리광을 부려버렸네. 유모 할머니가 항상 머리를 말려주셨거든
손길은 달라도, 가끔 잠이 솔솔 오는 건 똑같아
앗, 뭔지 알아! 나도 할머니가 머리 말려주실 때 꾸벅꾸벅 존 적 있어
딱 지금 시즈쿠처럼 쿠션에 앉아서 할머니 다리 사이에 쏙 들어가 있었거든
그랬구나
응. 그래서, 씻고 나와서 노곤노곤~한 느낌이랑 머리 사사삭 털어주시는 그 느낌이 기분 좋아서......
아, 그래서인가 봐!
? 그게 무슨 말이야?
할머니가 머리 말려주시는 거, 엄청 좋아했거든. 이 시간 자체가 참 좋았나 봐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얘기하고, 드라이기 소리에 지지 않을 만큼 큰 소리로 같이 노래도 부르고
......가끔 잠들기도 하고?
맞아! 맘이 엄청 편해지거든
뭐랄까, 할머니의 사랑을 손끝이랑 등 너머로 전해 받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도 시즈쿠한테 그렇게 해주고 싶었나 봐!
......!
이유를 아니까 완전 속 시원하다~
자, 드라이기 다시 켭니다! 스위치, 온!
내 사랑을 잔~뜩 담아서, 시즈쿠 머리를 찰랑찰랑하게 만들어 줄게~~!
......고마워, 라이카